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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가상화폐의 엄청난 거래대금을 보면서

ㅣ굴굴ㅣ 2021. 5. 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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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코인)에 몰리는 자금이 엄청난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도 연일 가상화폐 광풍(狂風)에 대해 보도되고 있고, 각종 커뮤니티나 블라인드 앱과 같은 곳의 분위기를 보면 암호화폐에 대한 분위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결정적으로 사무실이나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듣게 될 때 현재 가상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느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가상화폐의 대표 거래소인 업비트에 접속해 거래 대금을 살펴보니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거래 대금이 조 단위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래소는 대체 수수료로 얼마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일까요?

 

저도 2017년쯤 가상화폐 1차 열풍이 불 당시에 소액으로 투자(?)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잠깐 용돈 벌러 들어갔다 나온거였으니 투자라기보단 투기였음을 인정합니다(ㅎㅎ;) 결론적으로 용돈을 벌기는 커녕 원금 손실을 입고 빠져나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업비트 어플을 설치하고 지울때까지 약 6개월정도의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웃긴건... 그 때 팔고 나왔던 코인들을 지금까지 들고 있었으면 나름 큰 수익률을 얻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물론 그래봤자 수익금은 크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2017년과 현재 2021년에 제가 생각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17년에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벌어보려고, 그리고 끝없이 올라가는 가격에 지금 사지 않으면 나만 돈 못버는 것 같은 그런 초조함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아마 카지노에 가면 딱 이런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면 2021년인 현재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에는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마 내가 혹시라도 다시 유혹에 빠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주변에 코인으로 아무리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도, 혹은 '코인에 대해 당신이 몰라서 하는 말이야, 코인에 대해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나 투자하지 말라고 하지'와 같은 말을 들어도 가상화폐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습니다.

 

가상화폐는 제 수준에서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가 너무 큰 자산입니다. High Risk, High Return 에는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리스크가 크니 변동성이 커지고, 이게 상방으로 뚤리면서 엄청난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하방으로 방향 전환을 하면 역시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포스팅 했던 미래의 나의 자산=현재의 나의 자산x(1+수익률)^시간 이라는 공식에서 저 '수익률'에는 항상 'Risk'가 따릅니다. 때문에 저는 항상 단순한 수익률의 극대화가 아닌 위험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가상화폐는 위험대비 수익률이 제 기준에서는 0입니다.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위험은 다를 수 있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2017년은 커녕 2020년에만 가상화폐에 투자했어도 큰 돈을 벌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것입니다. 당시로 돌아간다해도 절대 큰 금액을 가상화폐에 넣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가상화폐가 왜 이렇게 오르는지 단순히 돈이 몰려서... 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지만,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 많이 연구하는 사람들은 발행량과 블록체인 기술, 디지털 자산 등을 언급하면서 희소성과 가격상승의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솔직히 마음 속으로는 말도 안되는 것에 대한 온갖 해석이라고 하고 싶지만, 진짜 제가 모르는 정말 새로운 신개념이 있을 수 있으니 차마 그렇게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가상화폐가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입니다.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가상화폐가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아 긴 시간의 흐름 속에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금융시장에 작용하는 '모든 거품은 중력에 의해 사라지는' 불변의 법칙이 적용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사람마다 현재의 재정 상황과 투자방식이 다르고 투자에 대해 추구하는 바가 다르겠지만, 2~30대가 가상화폐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말하는 '마지막 남은 사다리' 라는 말에는 조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최근 급격히 상승하면서 평생 일해도 월급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사다리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2~30대는, 특히 사회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초기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적을 것입니다. 당연히 대출을 끼더라도 집을 사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여기에 집값이 미친듯이 더 뛰어오르니 2~30대가 집을 사기에는 이제 훨씬 더 어려워졌을 뿐 집을 사는 것은 당연히 인생에서 큰 일 중 하나이고, 재무적 관점에서는 더더욱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남은 사다리'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말입니다. 예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 할 '주식'이라는 자산이 있기에 가상화폐가 마지막 남은 사다리라는 말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부동산은 가격이 너무 올랐고(물론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산 가격 자체가 크기 때문에 2~30대가 자금을 넣기에는 쉽지 않지만, 주식은 너무 올랐더라도 분할해서 계속해서 사면 됩니다. 그렇다고 주식이 부동산보다 가격이 덜 오르는 자산도 아니고 훨씬 더 많이 오르는 자산입니다. 가상화폐와 비교하더라도 가상화폐보다 훨씬 더 크게 오른 주식들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 그 주식은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해왔습니다.

 

가상화폐와 주식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자산으로 비교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인터넷에서 채굴하는 자산이고, 주식은 기업의 소유권입니다. 부동산은 땅과 건물에 대한 소유권입니다.

 

저도 30대이고 아파트 한 채 구입하기가 참 어려워졌고, 취업이나 승진같은 것도 윗 세대에 비해 확실히 더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기술이 나타난 세상에 살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30대는 더욱 더 좋은 주식을 보유해야 합니다. 가상화폐로 순식간에 큰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감당하기 힘든 리스크를 안게 될 경우 인생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당장은 터지지 않을 폭탄이라 생각하기에 엄청난 자금이 몰리는 것 같습니다. 카지노 업자가 돈을 쓸어담는 것처럼 거래소는 엄청난 돈을 쓸어담고 투자를 부추기는 수많은 광고들을 보면서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상화폐가 정말 훌륭한 자산으로 정착이 되어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한다면 오늘 이렇게 길게 쓴 이 글이 참 제가 봐도 웃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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