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계좌 인출방법, 인출순서, 세금 총정리
- Etc
- 2021. 4. 20. 21:10
연금계좌(연금저축+IRP)에서 투자금을 펀드나 ETF 등으로 운용하다가 환매 또는 매도 후 인출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얼만큼의 어떤 세금이 부과되는지 약간 복잡해서 헷갈릴 수 있습니다. 연금수령, 연금외수령이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연금소득세가 부과되고, 퇴직소득세가 부과되는지, 어떤 경우에 세금 부과 없이 인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번 포스팅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나는 연금으로 어떤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연금계좌의 종류)
이해하기 쉽게 제가 가지고 있는 연금계좌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저는 총 3개의 연금계좌를 증권사에서 가입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1번 계좌 : 연금저축계좌 ☞ 개인연금
2번 계좌 :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 ☞ 퇴직연금
3번 계좌 : DC형 퇴직연금 계좌 ☞ 퇴직연금
어떤 분들은 연금저축계좌만 가지고 계실 수도 있고, 연금저축과 IRP를 가지고 계실 수도 있고, 또 저처럼 세 개 모두 가지고 계신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연금은 크게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번 계좌인 연금저축계좌는 개인연금이고, 2번과 3번 계좌인 IRP와 DC는 퇴직연금입니다.
퇴직연금은 원래 회사에서 퇴직할 때 지급받는 급여로 DB형과 DC형 중 보통 근로자가 선택하는데, IRP는 이 DB, DC와 별도로 개인이 추가로 퇴직연금계좌를 하나 더 개설해서 불입할 수 있는 계좌입니다.
누가 나의 연금계좌에 돈을 넣어 주는가? (연금계좌 불입과 세액공제)
1번 계좌 : 연금저축계좌 ☞ 내가 불입,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2번 계좌 :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 ☞ 내가 불입,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3번 계좌 : DC형 퇴직연금 계좌 ☞ 회사가 불입
1번 계좌인 연금저축계좌는 개인연금이므로 제가 개인적으로 월급에서 저축한 금액을 불입합니다. 노후 대비와 절세를 위한 것입니다. 이 계좌에 불입하면 400만원까지의 불입분에 대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해주고(즉, 연중에 납부한 세액을 환급해주고), 이 계좌에서 운용한 ETF나 펀드 등의 상품에서 발생한 배당수익이나 매매차익 등에 대해 일단 과세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만 55세 이후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여 인출시 저율로 과세를 합니다.
만약 연금계좌가 아닌 일반계좌에서 (국내주식형이 아닌) ETF나 펀드 등의 상품을 운용하고 여기서 배당수익이나 매매차익이 발생했다면, 바로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 됩니다. 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연금계좌에서 인출 전까지는 일단 과세가 되지 않습니다.
2번 계좌인 IRP계좌는 퇴직연금이지만, 제가 추가로 퇴직연금계좌를 따로 만들어 저 스스로에게 퇴직금을 쌓아주는 계좌입니다. 이 계좌에 불입하면 700만원까지의 불입분에 대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해주고, 역시 이 계좌에서 운용한 상품에서 발생한 배당수익이나 매매차익 등에 대해 일단 과세를 하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은 1번계좌와 2번계좌를 합쳐서 700만원까지의 불입분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계좌를 합쳐서 연간 1,800만원까지만 불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올해 1,800만원 한도까지 모두 불입했다면, 700만원은 세액공제를 받게되고, 나머지 1,100만원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세액공제 받지 못한 금액은 언제든지 인출해도 과세되는 것이 없습니다.)
3번 계좌인 DC계좌는 회사에서 불입해주는 퇴직연금 계좌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는 퇴직연금을 DB형과 DC형 중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DB형(Defined Benefit)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할 퇴직금이 확정이 된 것으로, 퇴직할 때 지급해줍니다(퇴직전 3개월 평균임금x근속연수 만큼). 회사는 정해진 금액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퇴직금 운용을 예적금 등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DC형(Defined Contribution)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재직기간 중 매월 또는 매분기 퇴직금을 조금씩 지급해주는 것입니다(매년 임금총액의 1/12 이상 만큼). 근로자는 매월 또는 매분기에 이 DC계좌에 들어온 퇴직금을 ETF나 펀드에 투자하여 스스로 자금을 굴리게 됩니다.
1, 2, 3번 계좌에 쌓인 돈은 이렇게 구분된다
이렇게 연금저축, IRP, DC계좌에 차곡차곡 쌓인 돈들은 비록 세 군데로 나뉘어 쌓여있지만, 이를 하나의 '연금계좌'로 생각하고, 성격별로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이 4개의 재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번 재원 : 세액공제 받지 못한 금액
2번 재원 : 퇴직금 재원
3번 재원 : 세액공제 받은 금액
4번 재원 : 운용수익
1번 재원은 연금저축계좌(1번계좌)와 IRP계좌(2번계좌)에 개인적으로 불입한 금액 중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들을 말합니다. 앞서 두 계좌에 합쳐서 연간 1,8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최대 7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1,100만원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이 되고, 이 금액이 바로 1번 재원인 것입니다.
2번 재원은 DC계좌(3번계좌)에 회사에서 매월 또는 매 분기 불입해준 금액들을 의미합니다(DC형의 경우). DB형의 경우는 퇴직시 퇴직연금계좌에 지급받은 금액이겠죠?(DB형의 경우 보통 이 시점에 IRP계좌를 개설하셔서 이 계좌에 퇴직금을 지급받습니다. 기존에 IRP계좌가 있다면 그 계좌에 받게되고, 만55세 이후라면 연금저축계좌로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3번 재원은 연금저축계좌(1번계좌)와 IRP계좌(2번계좌)에 개인적으로 불입한 금액 중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들을 말합니다. 앞서 두 계좌에 합쳐서 연간 1,800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최대 700만원(연금저축 단독으로는 최대 4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 그 세액공제 받은 금액들입니다.
4번 재원은 연금저축계좌(1번계좌)와 IRP계좌(2번계좌), 그리고 DC계좌(3번계좌)에서 투자한 상품들의 운용수익(이자, 배당, 매매차익 등)을 말합니다.
1, 2, 3번 계좌에 쌓인 1, 2, 3, 4번 재원의 인출 방법
이렇게 1, 2, 3번 계좌에 쌓인 돈들은 1, 2, 3, 4번 재원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제 이 계좌들에서 인출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참고로 만 55세가 넘었고 퇴직금을 IRP계좌나 DC계좌, 연금저축계좌로 받으셨다면, 이 세 가지 계좌를 하나의 계좌(연금저축계좌 또는 IRP계좌)로 모두 이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만 55세 이후 IRP와 DC계좌에 있는 금액들을 연금저축계좌로 모두 옮길 생각입니다.)
먼저 1, 2, 3, 4번 각각의 재원에 따라, 그리고 수령연차에 따라 인출시 과세여부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1번 재원부터 4번 재원까지 순서대로 인출되게 돼있습니다.(이 순서대로 인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기도 합니다.)
일단 심플하게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연금개시 후 1~10년차
구분 | 연금수령 | 연금외수령 |
1번 재원 인출 | 과세X | 과세X |
2번 재원 인출 | 연금소득세 세율 : 퇴직소득세율 x 70% (연금수령 한도 내라면, 연 1,200만원을 초과하여 수령하더라도 종합과세 합산되지 않음) |
퇴직소득세 세율 : 퇴직소득세율 x 100% |
3, 4번 재원 인출 | 연금소득세 세율 : 5.5%~3.3%(수령 나이에 따라) (연금수령 한도 내여도, 연 1,200만원을 초과하여 수령하면 종합과세 합산됨) |
기타소득세 세율 : 16.5% (분리과세로 과세 종결됨, 종합과세 합산되지 않음) |
연금개시 후 11년차~
구분 | 연금수령 | 11년차 이후는 모두 연금수령으로 봄 |
1번 재원 인출 | 과세X | |
2번 재원 인출 | 연금소득세 세율 : 퇴직소득세율 x 60% (연금수령 한도 내라면, 연 1,200만원을 초과하여 수령하더라도 종합과세 합산되지 않음) |
|
3, 4번 재원 인출 | 연금소득세 세율 : 5.5%~3.3%(수령 나이에 따라) (연금수령 한도 내여도, 연 1,200만원을 초과하여 수령하면 종합과세 합산됨) |
사람마다 연금계좌에 쌓아놓은 규모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연금개시 후 10년이 넘도록 아직 1번 재원도 다 소진 못했을 수도 있고, 2번 재원을 인출중인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3, 4번 재원을 인출중인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이미 4가지 재원을 한꺼번에 꺼내서 쓴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연금수령'과 '연금외수령'을 구분해야 합니다. 연금계좌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여 인출하는 것을 '연금수령'이라고 하고, 이 연금수령 한도를 초과해서 인출하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출하는 것을 '연금외수령'이라고 합니다.
연금수령의 요건
1) 만 55세 이후 금융기관에 연금 개시 신청
2) 연금계좌 가입일로부터 5년 경과
3)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인출
연금수령한도
1년차 : {(연금수령 개시 신청일 연금계좌 평가액)/(11-연금수령연차)} x 1.2
2년차~10년차 : {(과세기간 개시일 연금계좌 평가액)/(11-연금수령연차)} x 1.2
11년차 : 한도 없음. 모두 연금수령으로 봄
가령 2040년 4월 20일에 만 55세가 되어 연금수령 개시를 시작하였고, 가령 3년차의 연금계좌 평가액이 4억원이라면, 3년차의 연금수령한도는 {4억원/(11-3)}x1.2=6천만원 입니다. 즉, 연금계좌에서 만약 3년차에 8천만원을 꺼냈다면 6천만원까지는 연금수령, 나머지 2천만원은 연금외수령이 됩니다.
1번 재원은 애초에 불입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이기 때문에 인출시에도 당연히 과세되는 것이 없습니다. 1번 재원이 얼마가 쌓여있든, 한방에 인출하든 몇년에 걸쳐 인출하든, 연금수령 한도와 상관없이 1번 재원을 다 인출할 때까지는 인출시 과세되는 것이 없습니다. 나이와도 상관없습니다. 만 55세 이전에도, 20대에도, 30대에도 아무때나 인출해도 이 재원을 인출시에는 과세되는 것이 없습니다.
연금 개시 후 1번 재원이 다 인출되면 다음번 인출은 이제 2번 재원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때 인출하는 금액 중 연금수령한도까지는 (2번 재원인 퇴직금 재원을 인출함에도 퇴직소득이 아닌) 연금소득으로 보아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 그리고 이 때 세율은 퇴직소득세율의 70%(11년차 이후라면 60%)입니다. 즉, 퇴직소득이 아닌 연금소득으로 봐주는 특례를 적용해준 것입니다. 인출 시 이 연금소득세율만큼 원천징수로 떼이고 인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2번 재원으로 인출될 때는 연간 1,200만원이 넘더라도 종합소득금액에 합산되지 않고 분리과세로 종결됩니다.
만약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해서 인출한다면, 즉 연금외수령한다면 이제는 연금소득으로 봐주는 특례를 적용하지 않고 그냥 퇴직소득으로 보아 퇴직소득세를 부과합니다. 이 때의 세율은 그냥 원래의 퇴직소득세율 그대로 입니다.
이렇게 연금계좌에서 2번 재원까지 다 인출이 되면 다음으로는 3, 4번 재원이 인출되기 시작합니다. 이 때 인출하는 금액 중 연금수령한도까지는 연금소득세가 부과되고, 이 때의 세율은 5.5%~3.3%입니다.(만70세 미만은 5.5%, 만70세 이상 만 80세 미만은 4.4%, 만80세 이상은 3.3%) 연금계좌에서 인출 시 이 연금소득세율만큼 원천징수로 떼이고 인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연금수령하는 금액이 연간 1,200만원을 초과한다면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과세가 됩니다. 물론 원천징수된 세금은 기납부세액으로 차감될 것입니다.
만약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해서 인출한다면 연금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보아 기타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이 때의 세율은 16.5%로 다소 높습니다. 대신 연금외수령 부분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과세되지 않고, 분리과세로 종결됩니다.
이번 포스팅은 연금저축, IRP, DC계좌 등 연금계좌에 돈이 불입되는 과정, 계좌 내 재원의 구분, 재원들의 인출 순서, 그리고 그에 따른 과세 체계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기존에 다룬 포스팅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그려보았습니다. 글이 다소 길었지만 한 분이라도 가려웠던 부분이 해결되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연금계좌를 활용하여 미래의 세금 부담을 같이 줄여보아요!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자에 활용하고 있는 복리 계산기(눈덩이 굴리기)를 공유합니다! (7) | 2021.04.22 |
---|---|
좋은 주식은 파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주식들 (2) | 2021.04.21 |
급하다고 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0) | 2021.04.21 |
투자 대가들의 어록 (0) | 2021.04.20 |
연금개시 후 계속 ETF나 펀드를 운용할 수 있을까? (4) | 2021.04.19 |
ISA 3가지 유형 비교 정리(중개형, 신탁형, 일임형) (2) | 2021.04.17 |
주식 시세 정보가 아예 없는 편이 낫다. 제이슨 츠바이크 (0) | 2021.04.15 |
워런 버핏이 배당금으로만 2년마다 원금회수하는 주식은? (0) | 2021.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