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의 중요성, 디폴트옵션 제도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작년에 20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시총이 21년 3월 현재 약 500조이고, 2위인 SK하이닉스는 약 100조원이니, 200조원이면 우리나라 시총 2위기업의 두배가 넘는 규모의 금액입니다. 국민들의 퇴직금 절반 이상이 주식시장에 들어와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90% 이상이 예적금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이 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계속 들어온다면 코스피, 코스닥 지수도 질주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겠죠?

 

한 기사를 보니, 미국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주식에 친숙해지고, 주식투자를 당연히 여긴다고 합니다. 때문에 사회초년생이 되어 기업에 문을 두드릴 때도 당연히 아주 당연하게도 그 기업이 퇴직연금제도(401K)가 어떻게 돼있는지를 꼭 본다고 합니다.(물론 모든 미국인이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사회초년생부터, 즉 돈을 벌면서부터 적은 자본이라도 오랜시간 주식시장에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릴적부터 주식을 투자하면서 성인이 될때까지 내버려두니 돈이 굴러가는 힘을 자연스럽게 배웠을 것입니다. 즉, 복리를 깨달은 것이겠지요.

 

우리나라도 미국의 401K에 못지 않은 정말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입니다. 개인연금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가입을 안할수도 있지만,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은 거의 대부분 가입이 돼있을 것입니다. DC형보다 DB형이 유리한 (제 생각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DC형으로 오랜 시간 주식시장에서 굴러가게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을 때 투자도 하고, 열심히 모아 집을 샀지만,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 금융자산이 없다면 결국 보유한 집을 다시 줄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물론 국민연금도 있지만) 퇴직연금만큼은 나의 노후를 위해 충분히 불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퇴직금의 대부분이 예적금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아마 DC형보다 DB형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뭐가 정답이다 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DC형임에도 예적금으로 굴리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DC형이고, 아직 퇴직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분명 주식형펀드나 ETF를 통해 돈이 일하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퇴직연금이 제 생각엔 (인생 전체로 봤을 때) 정말로 중요한 것 하나인데, 생각보다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들려오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계속 나오던 얘기였고, 정치적인 이야기가 왔다갔다 하지만, 결국에는 도입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폴트옵션이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으로 선정해서 운용하는 제도라고 합니다. 물론 사전에 약정을 체결할거고, 금융사가 운용 전 몇 번은 가입자에게 이제 운용사가 운용한다고 안내가 간다고 합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 자체의 취지와 그 기능은 매우 좋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문제는 잘 관리되지 않는 펀드들입니다. 고객들만 유치해놓고, 자금만 끌어들인다음 인기없는 펀드들은 사라지거나 관리가 안되거나 한다면, 또 아주 장기로 놓았는데도 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한참 밑돈다든지 하는 문제점도 나타날 수 있어보입니다. 이 경우 책임은 결국 가입자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러한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가 없더라도 직장인들 스스로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직접 관리하고 하는 것이겠지요? 앞으로 이 제도가 어떻게 우리나라에 정착 되는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이 제도 도입이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커지는지, 그리고 과연 부작용 없이 잘 운용이 될 지도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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