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축구경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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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는 우리팀 11명이 상대팀 11명을 상대로 골대에 골을 넣고, 우리팀 골대에 상대팀이 골을 넣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경기다. 경기 시간은 전반전 45분, 후반전 45분으로 총 90분. 승부가 나지 못할 경우 연장전에 들어간다.

 

책을 읽고 독서노트를 쓰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축구경기가 총 90분인데, 우리 인간의 수명도 90살 정도 된다면, 한살 한살 나이 먹어가는 것이 축구경기에서 1분, 1분 흘러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축구경기에 우리 삶을 대입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현재 서른 다섯. 전반전 35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곧 서른 여섯이 되므로 중계화면에 시간 숫자가 35에서 36으로 바뀌리라. 나는 녹색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아내와 아이가 있고, 가족들, 동료들과 학창시절 친구들이 있다. 골을 넣으러 가기까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쉽지 않다. 나는 메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숱한 상대편 수비수들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경제적으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

회사에 몸이 묶여있어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문제 등

하지만 이런 수비수들을 하나씩 하나씩 제쳐서 골대로 달려가는 순간 나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세상 살아가는데 조금씩 굳은 살이 붙어간다고 해야할까.

축구경기를 보면 전반 35분이면 아직 한창 경기가 진행중일 때이다. 아직 전반전이 10분도 더 남았고, 후반전은 무려 45분이나 더 남았다. 지금까지의 스코어는 몇대 몇일까. 큰 탈 없이 잘 자라온 나에게 1점을 주어도 될까. 하지만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으니 1점을 내준 것도 맞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코 동점인 삶은 아닌 것 같으므로... 2대 1로 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3대 2로 생각해도 맞을 것 같고... 암튼. 나는 역전을 꿈꾸며 달려가는 이 경기의 주인공이다.

 

후반전 45분으로 가면 갈 수록 체력적으로 지칠 수가 있다. 때문에 평소에 체력을 많이 길러서 90분까지 다치지 않고 뛰어난 정신력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 때까지 평소에 기초 체력을 많이 길러놔야 하리라.

 

육체와 정신을 가꾸는 일. 이것이 내가 추구해야 하는 삶의 방향이다. 회사는 내 삶의 일부일 뿐. 분명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전부는 결코 아니다. 회사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포션을 조금씩 줄여나가보자. 현재는 약 90퍼센트 가량 되는 것 같다. 단계적으로 80, 70, 60, 50퍼센트 정도까지 줄여나갈 수 없을까. 결국은 회사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 비중을 결정한다. 그리고 나의 주식들도 회사 밖에서 열심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옐로카드나 퇴장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실제 인생과 축구경기의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이것이다. 축구 경기에서는 정말 부득이하게 심한 태클을 해서 옐로카드나 퇴장을 당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인생은 그러면 안된다.

 

훌륭한 감독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다. 내 인생의 훌륭한 감독, 실제로 내 인생의 훌륭한 멘토들을 주변에 두고 모시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결국은 책 속에 답이 있다. 훌륭한 감독을 모시는 것은 결국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것이다. 좋은 책들을 읽고, 노트에 기록하고, 다시 꺼내 보고, 나의 언어로 완전히 만들어, 내 삶에 적용시키는 그런 과정들이 훌륭한 감독으로부터 인생 코치를 받는 것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주인공은 나다. 동료들과 함께 멋진 경기를 만들어가자.

 

- 2021년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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