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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면 좋은 이유

ㅣ굴굴ㅣ 2021. 5.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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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대한 생각의 전환

시간이 참 빠릅니다. 2019년 7월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 시작 후 어느 덧 2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렇게 2년 가까이 스스로 뭔가를 꾸준히 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처음엔 그냥 휑~한 블로그였고, '나도 다른 블로거들처럼 저렇게 많은 글들을 쓰고 멋지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알고 싶은 것을 공부도 할겸 나만의 정리공간으로 생각하면서, 글을 읽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게 글을 정리하다보니 블로그에 글들이 조금씩 쌓이고 있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보를 얻으려고 들어갔는데 협찬을 받은 글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정보가 맞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꽤 있었고, 무엇보다 '쓰잘데기 없이 왜 시간을 들여 글을 쓰고 있지? 그 시간에 더 생산적인 걸 하지!' 와 같은 편협한 생각이 앞섰던 적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당시에 블로그를 운영하여 지금까지 글을 쓰고 계신 블로거 분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그 분들의 블로그를 보면 한 해 한 해 자신의 발자취가 블로그에 어느 정도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일기 같은 느낌입니다. 저같은 경우 블로그 시작 전까지 뭔가를 기록으로 남겨둔 것이 거의 전무합니다. 그나마 사진은 좀 있지만, 학창시절이나 취업준비 시절 때의 그 느낌들, 그 때 나의 생각들, 그 때 있었던 추억들이 글로 남겨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하긴... 생각해보니 좀 오글거리는 글들을 적어서 그렇지 당시에 싸이월드는 하고 있었네요^^ 이번달에 싸이월드가 부활한다고 하는데 부활한 모습이 어떨지 참 궁금합니다.)

 

 

블로그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은 나 자신

블로그라는 공간에 개인적인 일기를 쓰든, 다른 사람을 위한 정보성 글을 쓰든간에,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혜택을 받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 것 같습니다. 물론 포스팅 하나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경우가 많고, 제가 쓴 글들이 많이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세상엔 읽을거리가 천지에 깔려있으니까요.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잘쓰든 못쓰든 최소한 머리속에서만 정리하는 것보다 지식을 정리하는데 더 유용합니다. '떠돌아 다니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생각'을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활발하게 만들고, 이를 '시각화해서 기록으로' 남겨두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한다는 것은 글을 쓰고,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하는 등 지식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블로그의 몇 개의 카테고리 중 '디지털노마드'의 카테고리에 블로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렇게 글로 써보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 써보기 전에는 제가 블로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막연'하지만, 이렇게 글로 써놓고 블로그가 좋은 이유를 '나열'해보면 좀더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어떤 주제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블로그를 할까 말까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시작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난번처럼 조금 하다가 말게 될텐데...', '과연 내 글을 누가 읽어줄까?' 하는 생각은 이제 완전히 넣어두시기 바랍니다. 아무도 내 글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나의 관심사와 나의 생각을 꾸준히 글로 기록해놓는다고 생각하면, 하다못해 글쓰기 연습을 계속해서 한다고 생각하면, 아니면 하루하루 글을 쌓아두고 언젠가 이 글들을 엮어 나만의 책을 내보겠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 글들은 안 읽힐 수가 없습니다. 블로그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은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나에게 영양가 있고 맛있는 밥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이 있고 영양가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내가 재밌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어야 타인도 재밌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 좋은 이유

1. 떠돌아 다니는 생각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붙잡아 둘 수 있다.

에버노트나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둔 정신없는 노트, 메모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블로그입니다. 저는 에버노트를 프리미엄으로 결제해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에버노트를 좋아하고 활용하는데, 에버노트는 일단 떠오르는 생각이나 여기저기 긁은 자료들을 일단 저장부터 해놓게 됩니다. 만약 에버노트에 있는 글들을 그대로 블로그에 토씨하나 안틀리고 올리게 된다면 블로그가 아주 정신없게 보일 것입니다. 에버노트에 일단 써놓은 글들은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된 글들이기 때문입니다. 초고(草稿)라는 표현을 쓰기엔 좀 거창하지만 어쨌든 에버노트에 쓴 글은 이렇게 가공되지 않은 글들입니다.

 

이렇게 일단 저장된 생각이나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다듬어서 하나의 정보가 되고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머릿속의 생각들을 여러 카테고리로 분류한 후, 카테고리 하나하나에 쌓이는 글들이 곧 나의 지식과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면 블로그 운영이 한층 더 재밌습니다.

 

2. 현재 시점부터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종종 어떤 블로그들을 보면 가령 10년, 20년 전인 2005년, 2006년부터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블로그의 경우 공개된 포스팅도 몇 천개가 넘고, 주제도 다양하기에 이 블로거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갖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블로그가 정말 재밌어서 취미로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냥 블로거 자신과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는 블로그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블로그들이 참 부럽습니다. 이런 블로그들은 그냥 매년 자신의 자서전을 써 내려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서전이라는게 꼭 딱딱하고 형식에 얽메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이나 행복했던 순간들, 관심있는 분야를 써내려가는 그 자체가 바로 자서전을 만들어가는 과정 같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2019년 여름에 처음 시작하면서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이번에도 쫌 하다가 접겠지, 뭐 블로그같은 거랑 거리가 먼 나같은 사람이 블로그를 키운다고? 파워블로그? ...쩜쩜쩜... 이렇게 스스로 안된다는 생각에 갖힌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글이 쌓이지 않아 내 블로그만 아주 초라해보이는 그 순간을 넘어서자 블로그가 나름 괜찮아보이고, 좀 더 시간이 흐르고 글도 쌓이고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방문자 분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점차 블로그가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으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이제는 한 해, 한 해 관심 분야를 넓혀가면서 저만의 자서전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블로그와 함께 나이들어갈 생각입니다.

3. 다양한 주제로 관심사를 넓혀갈 수 있다.

나 자신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고 어떤 분야를 잘 알고 있는지, 어떤 분야를 알고 싶어하는지 그냥 생각만으로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는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들이 뒤섞여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잘 모를 정도로 정리가 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로그에 카테고리를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 놓고, 내가 현재 관심있어하는 분야를 하루하루 포스팅해 나가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어느 쪽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현재 저의 관심사는 블로그에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고, 저의 관심사를 정리하고, 저의 생각과 영혼을 붙잡아 놓고 싶은게 현재 저의 가장 지대한 관심사 입니다.

 

다른 분야로 확장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블로그는 연금 관련된 글이 유입자 수가 많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연금에 대해 많이 알지 않았습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 소중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자료를 이렇게 저렇게 찾고 정리하다보니 어느 순간 저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누가 물어봐도 척척 답해줄 수 있는 수준은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주제도 나의 것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알아가고 싶은 주제들도 공부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고, 반복적으로 보고, 누군가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하다보면 어느 새 또 이 주제에 대해 누군가에게 술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삶 전체를 관리하게 된다.

블로그를 하면 어쩌면 아침에도 일찍 일어날 수 있습니다. 블로그를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관심을 갖고 글을 쓰는 행위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생각은 머리속에 휭휭 날아다니지만 손가락을 움직여 글을 쓴다면 이 생각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활발하게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힘은 '아침시간'에 훨씬 더 강력하게 발휘됩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저의 경험상 그렇습니다. 저의 다른 포스팅에 '미라클 모닝, 아침시간을 활용하면 좋은 이유'에 대해 쓴 글이 있습니다. 저도 아침에 누구보다도 못 일어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일주일에 최소 3번 이상은 미라클 모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새소리와 따뜻한 차와 함께 한 고요한 정막 속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면 나도 몰랐던 많은 생각들이 글로 써지기 시작합니다.

 

저녁시간에는 이게 잘 안됩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또는 밖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수많은 자극들을 몸과 정신에 받았기 때문에 맑은 아침처럼 뇌가 절대 돌아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려해도 머리가 아파서 시작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침시간의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다시 삶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싶게끔 만듭니다. 아침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하루 전체를 결정하는 방향키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글을 씀으로써 노트기록을 하고, 이러한 노트 기록들 중 콘텐츠화 할 수 있는 것들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 자체가 내 삶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게 됩니다.

 

5. 글쓰기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저도 글을 정말 못쓰는 편이고, 글쓰기, 논술이라면 혀를 찰 정도로 싫어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블로그 시작 후 예전보다는 글을 쓰는 부담이 약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이건 100% 블로그를 하면서부터입니다. 2019년 7월에 블로그를 시작했을 당시의 글들을 보면 지금보다 훨씬 뭔가 어색한 문장과 글들이 많습니다. 체계적으로 쓰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주변을 보면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글도 잘 쓰고, 말도 잘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잘 운영해나가려면 책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읽고 수집하는 작업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약간의 지식만으로는 무한한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올 수가 없겠지요. 다시 방문하고 싶은 블로그들을 보면 마음에 쏙 들어오는 글들이 많습니다. 카톡에 공유해놓고 꼭 다시 보고 싶을 정도의 글들이 많은 블로그들이 있습니다. 저의 블로그도 그런 블로그처럼 되기 위해 많이 읽고, 계속해서 써보고, 조회수나 댓글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하다보면 분명 글쓰기 실력이 한층 더 높아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월급 외의 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부수적인 것이긴 하지만 블로그에 달린 구글 애드센스 광고 수익을 통해 약간의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약간이 아닌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저도 처음엔 이 수익만을 생각하고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제 수익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블로그 자체가 저의 보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곧 태어날 저의 아이에게 언젠가 이 블로그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빠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이 들어갔고, 아빠가 어떤 것을 가치있게 생각했는지, 아빠의 취미는 무엇이었는지 등등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블로그에 달린 애드센스 광고 수익은 블로그에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게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대충 대충 쓴 글은 글을 쓴 저 조차도 보기 싫은 글이 됩니다. 제가 보기 싫은 글을 과연 누가 보게 될까요. 심지어 그런 글을 보고 광고까지 클릭하는 분들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겠지만 몇 분에게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작성한다면 분명 그 글에서 애드센스 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저도 아직 초보 블로거, 블린이인데 '블로그를 시작하면 좋은 이유'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블로그를 할 때의 제가 생각하는 장점을 구체적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저는 머릿속에 떠다녔던 블로그에 대한 막연한 저의 생각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기록해봤고, 2021년 5월 현재의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기록으로 영원히 남겼습니다. 또한 이 글을 쓰면서 또 한번 글쓰기 연습을 하게 되었고, 이 글이 많이 읽히고 공감을 얻게 된다면 이 글을 통해 부수익을 얻을 수도 있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블로그'를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계속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쉽지 않은 것을 해내게 만들기 때문에 블로그는 나를 성장시키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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