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과 나스닥100의 매도. 그 후...
- Etc
- 2023. 2. 20. 15:03
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거의 1년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21년 8월에 딸아이가 태어난 후 정신없이 육아하다보니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딸아이가 태어난 이후 주식시장은 참 다이나믹하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21년 말까지 무섭게 상승하던 나스닥과 S&P500은 22년에 다시 장기 평균선으로 회귀하듯 큰 폭의 약세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좌는 흔들려도 마음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저는 23년초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약세장에서 사고 싶은 싼 주식이 널려있는데, 막상 현금이 없으니 주식을 주워담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현금흐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배당주로 눈을 돌리면서 갖고 있던 S&P500과 나스닥100을 모두 팔아치웠습니다. 1월 둘째주 평가액 약 4억 6천만원어치를.
21년말 기준으로 평가손익이 1억이 넘었고, 22년에 그대로 보유하면서 평가손익이 약 3천만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면서, 하락장에서 배당이라도 든든하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국내 리츠부터 국내 배당주를 건드렸으나, 역시나 쳐다보고 있는 주식과 막상 내 자금이 크게 들어간 주식을 바라보는 관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건 개인 성향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주식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거나.
게다가 막상 팔고나니 무섭게 다시 상승하는 나스닥과 S&P500을 보면서 느낀 감정은 정말 가슴이 쓰라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뭔 짓을 한거지...
물론 배당주 자체가 주가보다는 배당 관점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제가 선택한 나름 우량한 배당주 4종목 정도를 긴~텀으로 들고 가면 시장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수익률도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4년 가까이 모아가면서 평생 보유를 다짐했던 S&P500과 나스닥 ETF를 처음으로 팔고 손에서 사라지니 허전한 마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팔기 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한번만 더 볼 걸... 팔기 전에 개별 주식을 건드리지 않았던 이유를 한번만 더 생각해 볼 걸... 팔기 전에 앞으로의 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한번만 더 생각해 볼 걸... 보유기간을 리셋하면 얼마나 허무할 지 한번만 더 생각해 볼 걸... 그렇게 낮았던 평균 단가를 절대로 다시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고려해 볼 걸...
너무 후회했던 그 날 밤은 정말 도저히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결론을 내리고 3주가 채 안돼서 다시 포트폴리오를 S&P500으로 재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TIGER미국S&P500 ETF 기준으로 한다면 체감상 최소 2,500주 이상 주식수를 까먹은 것 같습니다. 1월 셋째주~2월 첫째주의 상승세를 함께 하지 못했고, 대량으로 ETF를 한번에 처분하다보니, 호가를 점점 낮추면서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SPY, IVV, VOO등 미국 ETF 약 410여주를 매도할 때 지불하는 수수료만 해도 거의 100만원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상승일 며칠만 놓쳐도 연평균 수익이 크게 떨어진다고 해서, 절대 쉽게 매도를 하면 안됐음에도 초과 수익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분명 초과수익을 지속해서 내는 투자자들이 있겠지만, 이제 저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아직 저는 그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요. 주식 시장과 기업을 꾸준히 추적하고 배워나가는 것은 큰 기쁨이지만 실제 제가 배팅해야 할 것은 아직(어쩌면 영원히) 인덱스 ETF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마다 투자 성향과 여건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저는 다시 S&P500 ETF를 모을 것을 다짐했습니다. 사실 이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쓰고, 투자 대가들의 어록들을 정리해나갔던 지난 시절이 S&P500 ETF에 대한 확신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순간의 실수로 너무 큰 비용을 치렀지만 마지막 실수라 생각하고 꾸준히 다시 모아갈 생각입니다. 최대한 여력이 되는대로 이 블로그에도 꾸준히 매수 등 기록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23.2.20기준 보유
TIGER미국S&P500 : 13,044주(절세계좌)
VOO : 533주(일반계좌)
너무 단순한 것 같지만, 미국 500개 기업이 시장의 파도를 타고 영원히 성장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Simple is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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