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주식 투자와 학습의 즐거움

ㅣ굴굴ㅣ 2024. 1. 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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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를 위주로 투자하다가 22년의 하락세를 지루해하다가 23년초 모두 정리하고, 개별종목 투자로 뛰어들었다. 확실히 지수 투자의 편안함과 낮은 변동성에 비해 개별주식 투자는 뉴스를 챙길 것도 많고 작은 이슈에도 크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내가 처분한 나스닥100과 S&P500은 날개를 달은 듯 무섭게 상승하였고, 결국 후회하고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다시 지수를 샀다. 역시 내가 팔면 오르고 내가 사면 떨어지는 주식시장. 물론 그냥 심리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개별종목을 투자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설령 지수보다 수익을 못낼 수도 있더라도, 투자 경험이 쌓이고 기업 분석, 산업 분석,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보는 것이 너무나도 재미있는 나는 가만히 지수에만 깔고 앉아 있는 투자가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개별 종목 투자로 복구 불가능한 위험한 투자를 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좋은 기업, 내가 사고 싶은 기업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즐거움과 흥분을 가져다 준다. 이 명백한 사실 하나로 나는 적극적으로 개별종목 투자를 하는 투자자로 바뀌기로 했다.
 
물론 최후의 보루로 그동안 모아온 연금저축계좌, DC형 퇴직연금계좌, IRP계좌, ISA계좌에 있는 S&P500과 나스닥100 지수 ETF 상품은 건드리지 않을 예정이다. 이것만큼은 2~30년 묵혀두면 그래도 4~5배는 커져있어 노후에 굶어죽지는 않을테니까.
 
그렇다면 개별종목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어떤 기업을 고를 것인가. 몇 개의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나처럼 시드가 작은 개인투자자가 빠르게(?) 투자금을 불리기 위해선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적게는 한 개의 기업, 최대 3개의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찰리멍거와 워런버핏이 여러번 강조했듯이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효율적 시장이론)은 실제 투자세계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기업의 가치와 가격에 큰 차이가 나는 기업을 발견했을 때 나의 한정된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기다리는 것. 이것이 현재 나의 투자 전략이다. 물론 훌륭한 기업의 가치와 가격의 큰 괴리는 정말 자주 오지 않는다. 온다고 해도 보통 투자할 현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훌륭한 기업은 대부분 가치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훌륭한 기업을 발견하기가 매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2~3년에 한 번씩은 큰 기회가 왔었다. 2018년에는 미중무역전쟁으로 주식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였고, 2020년에는 코로나로 또 큰 폭락장이 왔었다. 2022년에는 전쟁과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으로 또 한 번 큰 폭락이 있었다.
 
그렇다면 다시 1~2년을 기다려 폭락장을 기회로 삼아볼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어딘가에 숨어있을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자본을 배치할 것인가.
 
나의 결론은 어딘가에 숨어있을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다. 나는 갈 길이 멀고, 깨지더라도 계속해서 투자 경험을 쌓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로 절대로 자본의 영구적 손실을 일으키면 안된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투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1. 대형 우량주 투자가 가장 좋다. 하지만 대형 우량주 투자는 항상 비싸다. 때문에 전체 시장의 큰 폭락장이 왔을 때 큰 현금이 있을 때만 대형 우량주에 투자한다. 그 외에는 대형 우량주로 높은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다.
 
2. 대형 우량주로 낮은 수익률을 여러번 내는 방법도 고려해본다. 이건 피터린치의 책에서 소개된 방법으로 나도 해보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편한 투자일 것 같다. 가령 싸게 사지는 못하더라도 (폭락장까지은 아닌) 조정장이 왔을 때 투자해 10~20%정도 수익을 내고 매도하는 것을 여러번 하는 것이다. 가령 5년동안 이렇게 투자했을 때 총 수익률(투자금 대비 수익)이 100%가 넘으면 5년만에 자본을 두 배로 불린 것이니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를 위해선 대형주에 대한 기업 분석과 스토리를 추적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3. 중소형주 투자를 고려해본다. 중소형주 투자는 변동성이 매우 크고, 공매도에도 취약하다. 하지만 기업 자체가 튼튼하고 대형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좋은 투자처가 된다. 이때는 내가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기업, 주주친화적인 기업, 재무상태표(자산, 부채, 자본)가 튼튼한 기업, 주주친화적인 기업(자사주매입, 자사주소각이 베스트, 배당여력이 충분한 기업), 현금흐름이 탄탄한 기업, 확장성이 충분히 남아있는 기업, 경영자와 경영진 능력이 출중한 기업을 잘 골라야 한다. 그리고 확실한 안전마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보유할 때 마음이 편하다. 싸게 샀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어야 한다.
 
현재 내가 고른 중소형 기업은 크록스이다. 변동성이 워낙 크기에 조금 높은 가격에 진입했다가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수익구간, 손실구간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가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크록스의 대차대조표와 매 분기 벌어들이는 수익, 그리고 높은 영업이익률, CEO 앤드류리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 크록스의 아시아 시장 확장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per가 9~10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물론 리스크도 상당히 많은 주식이다. 일단 헤이듀드 인수한다고 부채를 너무 많이 썼다. 다행인 것은 매년 빠른 속도로 부채를 갚아가고 있다. 현재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5조, 부채는 4조, 자본은 1조의 수준이다. 경영진이 제시한 부채관리 계획 및 2023년에 보여준 부채 감소 실적을 고려하면 몇 년 안에 부채는 상당 수준 감소할 것 같긴 하다. 그러면 대차대조표가 다시 건전해지고, 현재 저평가된 구간에서의 자사주매입으로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어 향후 주당순이익이 높아진다면, 다시한번 큰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 자사주매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격에 상관없이 자사주매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홈페이지를 보면 연도별로 이만큼 자사주매입을 하겠다고 공시를 해놓았다. 그렇다면 주가가 비싸든 싸든 상관없이 자사주매입을 하겠다는 것인가? 다행히 주가가 저평가 구간인것 같아 비싸지 않게 매입하는 것일 수는 있지만, 향후에도 주가와 상관 없이 자사주매입을 하는지는 체크해볼 일이다.

또 다른 위험요인은 헤이듀드다. 헤이듀드는 미국 10대 소비자들의 선호 신발브랜드 8위정도 하는 브랜드인 것 같다. 다만 2022년 인수 후 브랜드 관리 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아 2023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CEO는 헤이듀드 브랜드의 대대적인 수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직 불안한 요소이다. 크록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크록스 경영진이라면 헤이듀드도 마찬가지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이는 기다림의 영역이다. 물론 나는 할 수 있다에 베팅한다.

결국 크록스 투자는 기다림이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차대조표가 튼실해지고, 주당순이익이 크게 상승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여름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크록스 신고다니는 길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즐기자. 크록스가 한정판으로 내놓는 수많은 콜라보 크록스가 완판되는 모습을 보고 즐기자.

또다른 투자는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멍거가 빌어먹을 소매업체였다고 뒤늦게 후회한 주식이긴 하다. 맞다. 알리바바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는 점에서 큰 해자가 없다. 신생업체 핀둬둬(PDD)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고, 유통업 자체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그럼에도 나는 알리바바를 70불대 중반에서 크게 매수했다. 멍거가 처음 알리바바에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0불대로 알고 있다. 현재 시총이 250조 정도인데, 보유 현금성 자산만 해도 100조가 넘는다. 성장률은 꺾였지만, 아직 기업 자체는 튼튼하다고 본다.

리스크는 물론 많다.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 하나에 중국 주식은 휘청거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만, 마윈의 중국 정부 비판으로 크게 한번 데인 상태에서 또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중국정부가 알리바바를 굳이 죽일 이유가 있을까. 미국 빅테크들은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4년 중국 경제 살리기에 올인 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리스크는 핀둬둬와 같은 경쟁업체의 부상이다. 핀둬둬는 엄청난 저가 정책으로 중국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까지 장악해가고 있다. 마윈 역시 핀둬둬의 성장에 박수를 보내며 알리바바 직원들에게 각성하고 더 힘을 내자고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 알리바바의 성장과 수익성, 시장지배력을 계속해서 체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크록스, 알리바바 모두 가치보다 저렴하게 샀다는 믿음 하에 보유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겠지만 가격이 일정 수준 올라가면 미련없이 매도할 생각이다.

일단 확실한 수익을 실현하면서 시드 자체를 키워야 한다. 나의 첫번째 목표는 10억, 두 번 째 목표는 20억. 그 이후에는 완전히 투자를 평생 업으로 삼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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