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하면서 겪은 두 번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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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투자기간이 길지 않은 저는 주식시장의 크고 작은 변동성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훈련을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폭락장에서 좋은 주식을 던지는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꾸준히 매수해가는게 장기투자자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자세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는 지금까지 미국주식 투자에서 총 두번의 폭락을 겪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폭락은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미중무역갈등 최고조로 인한 큰 폭의 조정이었고, 두 번째 폭락은 2020년 3월에 있었던 코로나 펜데믹 선언 등으로 인한 네번의 서킷브레이커 발동까지 경험한 큰 폭의 조정이었습니다. (참고로 첫 번째 폭락에서 코스피는 2000선을 깼었고, 두 번째 폭락에서는 무려 1,400선까지 내려갔었습니다.)

 

S&P500 2018년말 조정 및 2020년 3월 조정

 

첫번째 폭락 - 미중 무역갈등 최고조(2018년 10월~12월)

뉴욕증시 급락세 지속..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 (2018.11.21 한국경제TV)

뉴욕증시 3대 지수 급락.. "대공황 이후 최악의 12월" (2018.12.18 한국경제TV)

뉴욕증시 셧다운,무역협상 우려... 나스닥 2.99%↓ (2018.12.22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증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성탄' (2018.12.25 뉴스1)

 

2018년 4분기에 겪었던 미국주식 첫 폭락은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거침없는 트럼프의 입에서 뿜어나오는 당장이라도 중국을 때려잡을 것같은 말들은 주식시장을 끝없이 하락시킬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트럼프가 정말 중국을 때려잡는다면 미국과 중국이 같이 망할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죠. 당시 계좌의 커져가는 평가손실을 보면서 참 고민했던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약 3개월동안 조정을 거친 미국증시는 201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폭락의 끝을 보이면서 근래 최악의 크리스마스이브로 기록되었고, 마치 보란듯이 12월 26일부터 다시 상승랠리를 펼쳐갔습니다. 당시 애플과 아마존 등이 거의 10%씩 오르면서 이정도의 시총 기업들도 저렇게 오르고 떨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격이 아닌 기업의 가치를 봐야한다는 것을 느꼈고, 정치적 이슈로 사람들이 주식을 던져서 주가가 떨어질 때는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도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아울러 돈을 감정적으로 다루지 말고, 변동성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폭락장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다음의 질문들을 스스로 해보면서 주식을 함부로 던지지 않도록 계속 훈련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만약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을까?

 

- 지금 이 이슈가 10년 후의 회사에 영향을 미칠까?

 

- 앞으로 10년동안 이 회사가 벌어들일 이익을 생각해보면, 지금 이 단기적 이슈로 인해 1~2분기 실적이 안좋게 나오는게 내가 이 회사를 팔아야 할 이유인가?

 

두번째 폭락 - 코로나19 펜데믹 선언(2020년 3월)

뉴욕증시 7% 폭락... 97년 이후 첫 '서킷브레이커' 발동 (2020.3.10 파이낸셜뉴스)

뉴욕증시 또 '서킷브레이커' 개장 직후 7%대 폭락 (2020.3.12 매일신문)

19년만에 '서킷브레이커'... 코스피 8%, 코스닥 13% 폭락 (2020.3.13 SBS CNBC)

사상 첫 코스닥,코스피 동시 서킷브레이커 발동 (2020.3.13 KBS)

유동성 확대에도 뉴욕증시 폭락세... 또 '서킷브레이커' 발동 (2020.3.17 YTN)

뉴욕증시 또 서킷브레이커 발동... 다우 2만, 나스닥 7000 무너져 (2020.3.19 조선일보)

주가 폭락에 코스피,코스닥 또 동시 서킷브레이커 발동(2020.3.19 연합뉴스)

코스피, 금융위기 이후 첫 1,500선 붕괴... 서킷브레이커 발동도(2020.3.19 한국경제TV)

 

2019년 한 해는 미국 3대 지수가 30~40%가까이 오르면서 최고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였고, FAANG, MAGA를 선두로 미국 주요 기업들은 계속 좋은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미국의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미국 경제는 매우 튼튼해보였습니다. 증시는 다시 힘을 받아 무서운 기세로 올라가면서 다시 상승장을 즐기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이 되면서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이웃나라의 안타까운 전염병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무더기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위기감이 점점 커졌습니다. 하지만 2020년 1~2월까지도 미국 증시는 아랑곳 않고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2월말부터 유럽으로도 급격히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고, 급기야 미국 전역으로까지 번지면서 급기야 펜데믹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 3월 한달동안 서킷브레이커가 몇번이 발동되고, 만스닥을 향해달려가던 나스닥은 순식간에 8000과 7000을 모두 깨고 600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8000대에서 현금을 대부분 소진했던 저는 7000과 6000대를 불구경하듯이 바라만 봤네요(하하).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와 엄청난 유동성을 쏟아부으면서 무너진 증시를 부양하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회복하기 힘들 것 같았던 미국 증시는 다시 큰 폭의 상승장을 만들면서 연초대비 플러스 상태로 다시 전환됐습니다.

 

이번 폭락장은 2018년말에 겪었던 폭락장보다 그 가파름이나 속도면에서 훨씬 더 컸지만, 심리적으로는 크게 동요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계속 사야함에도 현금이 없어 너무나도 안타까웠고, 자금이 생기는대로 조금씩이라도 추가매수를 해가면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늘 그렇듯 다시 상승할 지 더 하락할 지를 예측하는게 불가능하다 생각했고, 기왕 하락한거 제발 천천히 올라줬으면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추가매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하지만 Mr. 마켓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이번 두 번째 폭락장을 겪으면서 배운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식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Stock market is not the economy.

 

-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그럴싸해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의 시장예측에 귀를 닫는 것이 더 낫다.(생각해보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 예측한 사람은 전재산을 투자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결코 본인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럴싸한 말 뿐이다. 아무도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

 

- 주식을 사는 가격이 낮으면 낮을수록 기대수익률은 점점 커진다. 주식이 떨어진다고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

 

- 시장이 아니라 기업을 보아야 한다. 10년 이후에 내가 가진 기업들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 위기는 항상 새롭게 다가온다. 한번 경험했던 위기보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기는 더욱더 극복하기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어떤 위기도 극복하면서 오늘날 가장 문명이 발달한 시대를 살고 있다.

 

- 롱텀으로 보아야 한다. 아무리 롱텀으로 생각해도 매일 계좌를 들여다보면 숏텀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 50% 올랐건 30% 떨어졌건 주식(ETF)은 계속 사 모아야 한다.

 

- 계속해서 주식을 모아가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세번째 폭락장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미국의 역사가 시작되고, 자본주의가 태동한 이래로, 특히 1900년대 이후로 대공황과 세계 1,2차대전, 수많은 전쟁, IMF,  닷컴버블, 911테러, 리먼브라더스사태, 유럽발금융위기, 그리스금융위기, 미중무역분쟁, 코로나19 등 인류는 항상 위기와 함께 해왔던 것 같습니다. 위기 - 극복 - 더 큰 세상 - 위기 - 극복 - 더더 큰 세상 이런식으로 흘러가는게 인간이 가진 본능과 힘이 아닐까요?

 

언젠가 다시 어떤 형태의 새로운 위기라 다시 찾아오겠지만,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 때도 꽉 붙잡고 살아남아 다시 세번째 폭락장 경험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financial fitness가 튼튼해지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좀더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져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내일은 월요일... 출근... 실화인가요?)

 

S&P500 지수(1990년~2020년)

1990년~2020년 S&P500지수 그래프

조금 더 기간을 늘려서

S&P500 지수(1930년~2020년) - 복리의 위력(?)

1930년~2020년 S&P500지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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